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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 장학생들의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제목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에 드림 - 한양대 이은우
이름
관리자
날짜
2014-06-13

고대 그리스 시대 탈레스가 매끄러운 호박 표면의 정전기를 발견하고, 그로부터 수천 년 후 쿨롱이 전기력을 정의한 이래로 수많은 발견과 발명이 이루어진 전기는 현대에 와서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전기가 호환성 등에서 뛰어난 에너지라고 한 들, 몇 가지 소자의 발명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전기가 사용되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전기공학에서는 여러 가지 소자들을 다루지만 개 중 하나를 꼽으라면 커패시터, 흔히 콘덴서라 부르는 부품이 특히 중요합니다.

 

현대 전기공학에서 커패시터라는 전기 소자는 아주 중요합니다. 이것을 이용해 교류 회로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패시터는 납작한 도체 두 개 사이에 유전체를 채운 형태인데, 전기 에너지를 충전 및 방전하는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커패시터의 더욱 자세한 활용에 관해서는 이만 이야기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커패시터를 구성하는 유전체에 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유전체는 아마 많은 분들에게 생소한 용어일 것입니다. 반면에 도체, 반도체, 부도체에 관해서는 많이들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전기가 잘 통하는 것을 도체, 전기가 통하지 않아 절연체라고도 부르는 부도체, 그 중간 정도 성질을 가지는 것을 반도체라고 합니다. 그럼 앞서 말한 유전체는 이 셋 중 어디에 속할까요? 놀랍게도, 유전체는 부도체, 절연체의 다른 말입니다. 전기 전도성이 매우 낮은 물질이라는 뜻입니다. 앞서 커패시터의 구조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두 도체판 사이에 유전체, 다시 말해 부도체를 채워 넣은 이 소자는 어떻게 작동할 수 있을까요? 부도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인데 말입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질의 구조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모든 물질은 아주 작게 보면 분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분자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원자는 플러스 전하를 띄는 원자핵과 마이너스 전하를 띄는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고 있으실 겁니다. 일반적으로 이 원자핵의 전하량과 전자의 전하량은 부호가 다르고 크기는 같기 때문에 서로 상쇄되어 우리가 전기를 느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전기장이 걸렸을 때에는 원자핵에 비해 매우 가벼운 전자가 전기장을 따라서 물질 내부를 흐르게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전류라고 부릅니다. 전기 전도성이 큰 도체는 이렇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가 많습니다. 반도체는 그보다 조금 덜하고, 부도체는 대부분의 전자가 원자핵에 묶여 움직이지 못합니다. 때문에 부도체는 전류가 흐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전기장이 인가되면, 부도체의 원자핵과 전하들은 전기장의 방향을 따라 아주 조금 움직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전기장이 오른쪽 방향으로 가해진다면 플러스 전하를 띄는 원자핵은 오른 쪽에 남고, 마이너스 전하를 띄는 전자들은 최대한 왼쪽으로  움직여서 원자 모양이 살짝 찌그러지게 됩니다. 일시적으로 극성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유도된 쌍극자라고도 하고 분극이라고도 합니다. 물질 내부에서는 이렇게 플러스 극과 마이너스 극이 나뉘어도 다른 원자의 플러스, 마이너스 극에 의해 상쇄되어 결과적으로는 전기적인 중성을 띄게 됩니다. 그러나 표면에서는 다릅니다. 오른쪽으로 가해진 전기장에 의해 물질의 오른쪽 표면에는 플러스 전하를 띄는 원자핵만 남게 됩니다. 이것을 상쇄시켜 줄 전자가 없기 때문에 오른쪽 표면은 플러스 극성을 띄게 됩니다. 왼쪽 표면에는 마이너스 전하를 띄는 전자만 남게 되는데,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극성을 띄게 됩니다. 즉 전류는 흐르지 못하더라도, 표면에는 전하가 유도되는 것입니다.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는 성질에만 주목하여 부도체라고 부르던 물질은, 전기장이 가해질 때 표면에 전하가 유도된다는 것에 주목하면 유전체가 됩니다.

 

제가 전자기학 수업을 들을 때 제일 신기해했던 부분입니다. 같은 물질을 어느 성질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부르는 말이 달라진다는 것이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유전체의 행동이 제가 사는 모습과도 닮아 있어서 더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학 입학 후 학비와 용돈 마련을 위해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과외 아르바이트를 많게는 한 달에 다섯 개까지도 다닌 적이 있습니다. 봉사활동은 커녕 제 앞가림하기에도 시간이 많이 부족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저를 장학생으로 선발해 주셨고, 지금은 금전적 어려움 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금전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아지고 나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 동안 저 살기에 바빠 소홀했던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원해주시는 만큼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학생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남을 돕는 봉사활동에는 별 관심이 없는 부도체였던 제게 재단에서 어떤 전기장을 인가한 것입니다.

 

어디부터 시작할까 하다가 학교에서 연계해주는 사회 봉사 프로그램부터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과외 아르바이트의 경험을 살려서 저소득층 중학생 멘토링, 청소년회관 방과후학교 활동 보조 등 교육봉사를 주로 지원했는데요, 봉사를 할수록 저 역시 느끼고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시간조절에 능숙해지고 체력이 생기는 것도 봉사활동을 시작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재단으로부터 받은 전기장의 크기만큼, 제가 다른 이에게도 같은 힘을 인가할 수 있다면 더욱 보람찰 것 같습니다.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 한양대 이은우 / 2013년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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